Musician/Taiji

[서태지8집②] 네이처 파운드 사운드 여전히 유효한가?

Led-J 2009. 3. 19. 10:07

지난해 4년 6개월 만에 8집 첫 싱글 `모아이`를 발표했을 당시 서태지는 자신의 새 음악을 스스로 `네이처 파운드`(Nature Pound)로 정의했다. 하지만 `모아이` `휴먼드림` `틱탁` 단 세곡으로 네이처 파운드라는 신 장르를 설명하기는 부족함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서태지의 네이처 파운드는 록음악을 기반으로 일렉트로닉 음악을 덧입힌 형태에 드릴앤베이스풍의 현란한 박자분절을 특징으로 한다. 여기에 서태지 특유의 번뜩이는 멜로디 감각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리듬 쪼개기에 대한 강한 애정은 싱글2에서도 유효하다. 이미 서태지폰을 통해 공개된 `버뮤다 트라이앵글`을 비롯해 `줄리엣` `코마`까지 서태지 밴드의 드러머 혜승은 머리카락을 곤두세우고 중노동을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싱글1과 차이를 굳이 설명하자면 싱글2가 `로맨틱`을 표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곡 전개에서 `버뮤다 트라이앵글` `줄리엣` `코마` 모두 싱글1에 비해서는 록 성향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점이다. 세곡 모두 스트레이트한 전개에 결벽에 가까운 편곡과 마스터링으로 각각의 명징한 악기 소리가 차고 넘쳐난다.

싱글2의 이 같은 특징은 싱글1의 경우처럼 서태지만의 천재성을 천명하며 듣는 이의 귀를 번쩍 띄게 하지는 할 수 있다. 또 쏟아지는 듯한 `사운드의 폭포`는 듣는 사람을 다소 피로하게 할 수 있다는 단점도 분명하다. 하지만 최소한 완벽주의자의 집요함만큼은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서태지 밴드의 키보드와 프로그래밍을 담당하고 있는 김석중의 존재감은 이번 싱글에서도 빛이 난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지나치게 꽉 들어찬 소리를 만드는 주범이기도 하다.

서태지의 음악을 장르적으로 분류하고자 하는 시도는 서태지 본인의 아티스트의 자부심 정도로 생각해도 무방하다. 결국 서태지의 네이처파운드는 아직 완성된 형태로 보기 힘들다. 다소 기괴한 형태의 음악을 선보였던 싱글1과 비교해 싱글2는 평이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서태지의 이야기가 아직 마지막 1/3을 남겨두고 있다는 점에서 그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여전히 아쉬운 점이 남는다면 서태지가 스스로 `새롭다`고 말하는 음악세계가 수개월에 걸쳐 세 조각으로 절단돼 소개된다는 점이다. 팬들에게는 곡 하나하나에 대한 애정을 높일 수 있고 분명 상업적으로도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 그의 세계에 대한 이해는 그만큼 집중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